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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이 나의 힘/칼럼 Column2

멀었지만 가까운 나라, 가깝지만 먼 나라. 울음이 터져 시가 되었지 나는 잘 운다. 내가 왜 우는지 정확히 나도 잘 모를 때가 많다. 일본에 대한 시를 쓰기 전에 나는 운동장을 달리고 있었다. 달리고 달려도 가슴이 시원해지지 않았다. 그리고 눈물이 쏟아졌다. 내가 운다고 어찌 되는 것도 아닌데 그저 가슴 아리는 답답함에 터져 나오는 단비 같은 눈물이었다. '하나님, 저 일본....저 여행 중에 만난 너무 좋은 두 부부가 살고 있는 저 나라, 어떡해요! 한 명이라도 되도록이면 더 살려 주세요!' 나는 달리면서 울었고 소리쳤다. 좋은교사에 그 시가 실렸단 얘기를 듣고 나는 조금 두려웠다. 그리고 어이없이 쏟는 내 눈물들을 허투루 버리지 않으시고 시로 고스란히 담아내는 당신의 계획에 대해 잠시 생각했다. 다시 해야 되는 근대사 공부 일본이 가까운 나라.. 2011. 3. 29.
나는 겨우 편지만 쓴다 나는 겨우 편지만 쓴다 - 일본에 보내는 편지 윤민경 저기에 정말 사람 비슷한 이가 살고 있었던가 집 같은 것도 있었단 말인가 좋아하는 식당도 주인의 살뜰한 회 한 접시도 가판대 신문 너른 공터 벚나무가 핀 골목도 거기에 학교는 얇은 교과서 한 권처럼 꾹 눌러 구겨 넣은 채 빨간 가방에 넣고 가족과 친구까지 끝내 묶어서, 검은 물 아래로 내려가 독한 불길 속으로 들어가 죽음과 기어이 손잡았구나 너는 내가 만난 최고의 아픔을 가져와 너를 다시 만나 보려 해도 너는 이미 더 깊은 자리에 앉아 고개 숙이고 있구나 눈물도 재가 되었구나 가쁜 숨마저 아래로 몰아쉬고 있구나 모두 그림자 속에 흐트러지고 찢겨도 네 생의 마지막장 그 귀퉁이라도 네게 붙어 있거든 아 어찌 부탁할까 부디 그대여 살아만 있어라 할 수만 있.. 2011. 3.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