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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남7

샹그릴라에서 너무 추워 겨울엔 또 가진 못하겠다 생각하는 이 곳. 아름답고 평화로웠다. 2011. 6. 3.
따리에서 있었던 일 나는 그냥 따리가 좋았다. 관광지 같으면서도 고즈넉한 쉼터 같아서 두루 두루 편했다. 살인적 입장료임에도 불구하고 싼타에도 들어갔다. 다음 날은 창산도 올라 갔다. 싼타에서는 재미난 커플을 만나서 즐거웠고 내가 가장 마음에 드는 내 사진도 찍어 왔다. 시작 버튼을 누르고 10초만에 뛰어 들어가 가장 행복한 그 때의 내 마음을 담은 사진 한 장을 얻어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적절한 위치에 적절하게 앉는 연습을 몇 번 했다. 찍고 보니 마치 이 여행을 대표하는 한 편의 포스터 같았다. 나는 저 벽, 저 담쟁이, 저 의자가 너무 좋아 한참을 앉아 있다가 재미난 커플을 만났고 그친구들에게 같은 위치에서 사진을 찍어 주었다. 내 싼타 입장료는 이 사진 한 장으로 대신해도 좋을 것만 같았다. 나는 마냥 만족.. 2011. 2. 23.
D+2: 추슝(楚雄)에서 웬모우(元谋)로 가는 길 투린을 가기 위해 다시 하루를 썼다. 투린은 또한 그만한 가치가 있었기에 아깝지 않았고, 뜻하지 않게 쿤밍에서 따리로 올라가는 여정이 조금 더 촘촘하고 특별해지는 것 같아서 행복했다. 추슝과 웬모우는 정말 작은 마을이었다. 사소한 마을의 풍경을 들여다 볼 수 있어서 참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웬모우로 가기 위해 산을 지나다가 산 속에서 만난 별과 별똥별은 도무지 잊기가 어려울 것 같다. 역 앞에서 구두를 닦는 아주머니. 식사를 해결하고 계시다. 운남 미셴. 그 유명한 미셴을 처음 먹었다. 이건 좀 특별한 미셴이었다. 나중에 여럿 먹어 본 종류들 중에서 가장 거창했다. 꼭 우리 할머니처럼 손자를 바라보는 할머니를 추슝 미셴 가게에서 만났다. 아아, 사랑하는 목련을 벌써 만나는 이 축복! 처음 보는 글자.. 2011. 2. 3.
D+1: Kuming / 운남영상 운남영상. 이걸 보려고 일부러 하루를 기다렸고 무려 180위안을 썼다. 그러나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 운남의 공연답게 소수민족 춤이 어우러져 완전 감동적인 무대가 펼쳐졌다. 눈을 떼기가 어려웠다. 사진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이 여주인공이 나오기까지 기다렸다가 사진을 찍고 싶다고 부탁했다. 너무 감동적인 연기여서 도무지 그냥 가기가 아까웠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 시솽반나의 어느 소수민족춤을 광장에서 추는데 같이 참여했다. 완전 신났다. 춤에는 완전 소질이 없는 줄 알면서도 그냥 무작정 따라서 추었는데, 완전히 동화되어서 재미나게 한 판 논 것 같다. 리더였던 이 소년은 한족인데도 불구하고 그토록 춤을 잘 출 수가 없었다. 약간 게이같은 느낌도 있었지만. 큭큭. 2011. 2. 3.
2月1日(二)- D+10: 到了香格里拉。샹그리라에 드디어 왔다. 아. 드디어 여기에 왔다. 여러 책에서도 소개했듯 샹그리라는 어차피 상상 속의 나라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아주 작은 시골에 불과했던 여기를 중국 정부는 멋지게 큰 도시로 부활시켰고 중덴(中甸)이라고 부르는 곳의 이름을 굳이 샹그리라(香格里拉)로 바꾸어 영국 소설 속 shangrila를 중국의 한 지명으로 만들어 놓았다. 게다가 이 겨울은 대부분 문을 닫은 곳이 많고 춘절을 생각할 때 여기까지 오는 과정도 만만찮게 불편하여, 어제까지만 해도 굳이 여기를 와야만 하나 고민에 고민을 했건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길 선택한 단 하나의 이유는, 그나마 이 겨울에 정말로 동티벳의 풍경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유명한 송찬림사도 들를 수 있다는 것, 게다가 오늘 후티아시아 트레킹을 끝내고 내려오는 길에 정말 .. 2011. 2. 2.
1월 31일(월) 운남 D+9: 호도협虎跳峡감사하다. 한국어 자판을 쓸 수 있어서 일단 참 감사하다. 그 동안 한 다섯 군데 유스호스텔과 게스트하우스를 다니며 한국어 버전으로 설정을 바꿔 보려 했지만 안 되었고, 그러면서 새롭게 알게 된 것은 중국에서는 한국어 버전을 설정할 때 한국어가 '韩国语'라고 되어 있는 게 아니라 '朝鲜语'로 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한국의 이름은 한국이고 그래서 한국어는 한국어라고 되어 있어야 하는데 조선어? 미국은 미국어로 되어 있고 독일도 독일어로 일본도 일본어로 되어 있는데 버젓이 우리의 나라 이름이 한국인데도 조선어로 되어 있다는 점은 무엇인가 조금 이상하게 느껴졌다. 중국엔 조선족이 있고 그들의 언어가 한국어라는 점, 실상 조선족들이 한국에서 건너간 것임에도 마치 한국을 조선족의 일부로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 2011. 1. 31.